공의 이름은 후연이고 자는 중고(仲高)이며 율수재는 호이다. 동춘선생의 5대손이며 아버지는 통덕랑공 숙흠이다.
그는 글자를 해독하기 시작하면서 열심히 독서하여 산림 지암 김양행과 늑천 송명흠의 문하에서 수학하였고, 녹문 임성주와 과재 김정묵과 종유하였다. 공은 일찍이 이르기를 「과거의 경쟁은 그 뜻을 잃어버리기가 쉽다.」하고 또 녹봉이 봉양에 미치지 못하므로 나가 취할 뜻이 없고 오직 글을 읽고 몸을 수양함으로써 날마다 부지런히 힘썼다.
마침내 섬독(剡牘 : 공문으로 부름)에 올라 처음 벼슬을 하였는데 나가지 않고 또 천거로 계방관(桂坊官 : 세자익위사)에 제수되어 억지로 숙배하였다. 정조께서 크게 총애하시고 권장을 더하시어 매양 연달아 벼슬을 내리시고 선산도호부사 등 내 외직을 두루 겸임하였다.
지암은 율수재(聿修齋)라는 제목으로 호를 지어주고 학문에 힘쓸 것을 권면하였다. 이 당호는 아마도 《시경 대아 문왕편》의 율수궐덕(聿修厥德)이라는 시(詩)귀에서 지어준 것으로 짐작된다. 내용을 요약하면 오직 덕을 닦는 것이 후손에게 물려주는 제일의 재산이다. 재산을 물려준들 지키란 법이 없고, 책을 물려준들 배우란 법이 없으니 오직 진실로 덕을 닦는 것이 제일이다. 이때 특히 조부의 덕, 즉 조종의 덕성을 열심히 닦을 것을 권하고 평생의 좌우명으로 삼으라는 것이니, 매양 학문적인 정통성을 조상을 숭배하는데 두어야 함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시경 대아문왕편》 6장을 소개한다.
詩經大牙文王之什篇 券6(6장)
無念爾祖 聿修厥德(무염이조 율수궐덕)
永言配命 自求多福(영언배명 자구다복)
殷之未喪師 克配上帝(은지미상사 극배상제)
宜鑑于殷 駿命不易賦也(의감우은 준명불이부야)
네 조상을 생각지 아니하랴, 마침내 그 덕을 닦을지어다.
길이 명에 합함이 스스로 많은 복을 구하니라.
은나라가 무리를 잃지 않았을 적엔 능히 상제를 짝하더니
마땅히 은나라를 거울삼을지어다. 큰 명은 쉽지 않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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